[책] 알랭드보통: The Course of Love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 불완전함을 넘어서는 사랑... books & films

복잡한 사고의 흐름을 보여주는 문장속에 들어있는 사랑과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긍정이 마음에 들어 좋아하는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신작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었다.
번역이 좋지 않다는 평을 보고 아예 영어로 읽어보았는데, 느낌은 한국어 버젼으로 읽는 것과 비슷한 문체였다. 긴 문장, 놀라운 묘사, 마음속에 느끼던 것을 명료하게 설명해주는 정확성... 내용 자체가 어렵지 않아 꽤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심리이론서와 에세이, 소설을 함께 읽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주제 자체가 누구에게나 쉽게 공감을 얻을 만한 '사랑의 과정'이었기에, 수많은 문장들에 공감하면서 읽었다.
챕터가 넘어갈수록 감정과 이미지에 치우쳤던 낭만주의적 사랑에서, 시간과 유혹을 견뎌내고 헌신과 책임으로 증명하는 성숙한 사랑으로 이야기가 발전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인식의 확장 및 성장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앞부분도 좋았지만, 난 뒷부분이 정말 좋았고...
특히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읽다가 큰 눈물방울이 툭 하고 떨어지더라..

그리고 남을 다치게 하고 아프게 하는 사람은 그 자신도 고통받고 있는 아픈 사람이라는거. 그로인해 냉소주의나 공격중에 빠지지 말고, 그래도 "사랑"으로 응대해야 한다는거.

"Those who hurt us are themselves in pain. (...) Always love."
- Chapter: Maturity, BEYOND ROMANTICISM, 'The Course of Love'

Only broken people break people...
잘 알고 있는 말인데도, 새삼 위로가 되었다.

돌아보면 참 맞는 말이다.
자기 자신이 사랑으로 가득차고, 사랑받으며 자랐으며 자신감있고 성숙하고 속이 깊은 사람들은
자신도 바르게 사랑하며 다른 사람에게도 예의와 인류애를 가지고 있기에.. 누군가를 다치거나 아프게 하지 않는다.
사람 자체가 괜찮고 따뜻하기에.
하지만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고, 상처를 주고, 불필요한 거짓말을 늘어놓거나 핑계대고 비겁하고 차갑게 대하는 사람들은
자세히 보면 자신이 열등감과 열패감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받지도 못했기에,
그 좌절감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더라.

살다보면 참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누군가로 인해 상처받고 또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상처를 준다.
그 과정속에서 미움에 빠지거나 냉소주의에 빠지지 않으려면,
다들 불완전한 존재들이란거, 모두 다들 조금씩 미쳐있는 상태라는거-
나 자신도 많이 부족하고 다른 면으로 또 미쳐있는 상태라는 걸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아량과 큰 마음씨가 필요할 듯 하다.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 속이고... 함부로 대하거나 무례했던 사람을 용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도 나쁜 사람이기 이전에, 많이 아픈 사람이라는 걸 떠올리고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상처를 주는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그렇다는 걸 기억하자.
진짜 사랑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행동하지 않기에.

우리의 존재 자체가 주님의 큰 사랑으로 태어났고 그 사랑안에서 아직 무한히 받고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자비를 베풀며,  
또 다시 현재를, 나 자신과 세상과 주님을 사랑하자.

그리고 자신의 불완전성에도 아량을 베풀고 감싸주고 보듬어줄 것..
같은 자비의 마음으로,
같은 포용력으로..
부모님도,
주변 친구들도, 동료 지인들도, 세상 사람들도..
불완전한 나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듯...
사랑하기. :)

만약 결혼을 했다면 더더욱
큰 약속을 만인앞에 선서했던 그 숭고한 마음으로
상대와 나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끌어안고..
주님의 사랑과 자비로, 서로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것.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정당화하지 말 것.
힘들더라도 현실과 자기자신과 상대를 직시하고, 연민하고 소통하고 아끼고 노력할 것.

난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초기의 열정이 다 사라진 관계의 무게를 정확히 느끼거나 가늠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은
성숙한 시선으로 자신의 광기와 불완전성을 겸허히 사랑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일 줄 안다면,
상대도 그만큼 불완전하다는 걸 받아들이며 과도한 기대를 하거나 감정전이를 하지 않고,
자신을 잃지 않고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기를 선택할 줄 안다면,
어느 정도 결혼에 준비된 상태라고 말해준다.

구지 결혼을 위한 준비 상태만이 아니라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면서도 타인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상태가 바로 저런 마음이 아닐까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어느 정도 성숙해진) 남녀들,
결혼을 했는데 부서진 이상과 끊임없는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남녀들에게 큰 가이드와 도움이 될 것 같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인식의 틀을 넓히고 싶은 모든 분들께 큰 가르침을 줄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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